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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인천, 뒤흔드는 검은 그림자…‘그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축구를 아는 사람들이 지속해서 구단을 이끌어야 하는데….”한 구단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인천 유나이티드의 사태를 보면서 개탄의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창단 20년 역사상 가장 잘나가는 인천을 뒤흔드는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인천은 예기치 못한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검은 세력이 구단에 침입해 살림을 송두리째 바꾸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정당한 방식이 아니다. 인천 순항의 초석을 다진 전달수 대표와 임중용 전력강화실장을 상대로 악성 고발을 여러 차례 넣었다. 결과적으로 고발 내용과 아무 관련이 없는 전 대표와 임 실장은 지칠 대로 지쳤다는 후문이다. 구단 역사상 가장 찬란한 시즌을 이끈 두 핵심이 진지하게 사의를 고민하는 아이러니한 실정이다.실제 지난해 10월부터 민원인 A가 구단을 잇달아 고발했다. A는 ‘임중용 실장이 기량 미달 선수를 인천 유스팀에 선발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했다. 결론은 혐의없음. 무고가 밝혀졌지만, 임 실장은 근거 없는 고발 탓에 1년 가까이 속앓이를 했다. A의 괴롭힘은 계속됐다. 임중용 실장, 유소년팀 감독 등 넷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인천 유스팀에 소속된 자기 손자가 부적절한 절차로 승급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이유였다. 역시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괴롭힘이 지속됐다. 최근 타깃은 전달수 대표. A는 구단 이사회에서 자신의 이름이 언급됐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전 대표를 고발했다. A는 임중용 실장과 스태프 3명에게 지급되지 않은 변호사 수임료를 구단 돈으로 지불했다며 배임 혐의도 추가했다.인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전달수 대표와 임중용 실장을 향한 괴롭힘은 개인의 탈선이 아니다. A에게 이사회 안건을 유출한 음해 세력이 내부에 존재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들은 도대체 왜 구단을 잘 이끄는,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둘을 괴롭히는 걸까.결국 전달수 대표, 임중용 실장의 자리를 노린 행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단 프런트 요직인 대표, 단장, 사무국장 등 자리를 꿰차려는 심산으로 알려졌다. 실제 그들의 소망이 이뤄진다면, 감독, 선수단 등이 입맛에 맞게 바뀌리란 건 불 보듯 뻔하다. 인천 팬들이 ‘조성환 감독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배경이다. 이미 사정을 잘 아는 팬들은 구단의 전성기를 연 전달수 대표와 임중용 실장이 사퇴를 고려하는 단계까지 간 것에 지지를 보내는 동시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인 외국인 선수 스테판 무고사(몬테네그로)도 최근 전 대표, 임 실장과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하며 힘을 실었다. 문제는 외풍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단 것. 그들 중 몇은 임중용 실장과 관련한 험담을 주변 축구인에게 하는 등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악화할 대로 악화했다. 우선 전달수 대표는 내년 1월 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팬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겠다고 한 상황이다. 김희웅 기자 <'역대급' 인천, 뒤흔드는 검은 그림자...'그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관련본 신문은 2023년 12월 29일 <'역대급' 인천, 뒤흔드는 검은 그림자...'그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라는 제목으로 인천축구단 내 유소년 시스템 관련 고발 사건을 보도하면서 "고발인이 고발 사건 최초 시점부터 자신의 손자 승급 탈락을 이유로 임중용 실장, 당시 유소년 담당 팀장, U-12팀 감독, U-15팀 감독을 동시에 고발했으며, 해당 고발 사건은 전부 무혐의 처분됐다"고 "결국 대표와 실장 자리를 노리고, 구단 프런트 요직인 대표, 단장, 사무국장 등 자리를 꿰차려는 심산"이라고 보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고발인은 2022년에 이루어진 최초 임중용 실장 수사와는 무관하고, 고발인이 손자의 승급 탈락과 관련된 절차와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정식 고소를 한 것은 2023년 5월인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한편, 고발인은 "본인은 당초 고소 등의 법적 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구단에게 제대로 된 조사를 요청했으나, 구단은 감독, 코치 등의 의견만 듣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등의 형식적인 답변만을 했고, 대표이사가 본인과의 전화통화 과정에서 자신은 직원들을 믿으니 억울하면 고소하라는 등의 감정 섞인 말을 하는 등 사태 해결에 의지를 보이지 않아 고소에 이른 것이며, 검찰은 해당 사건 중 유소년 지도자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경찰에 요청했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고발인은 "본인을 악성 고발인이라고 매도하는 표현은 지극히 잘못된 것"이고 "구단 대표와 실장 등 자리를 꿰차려는 심산이라고 한 것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추가로 전해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2023.12.2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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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50~70% 수원 출신으로" 최순호 단장이 그리는 수원FC

“수원 출신 선수들이 이끌어가는 팀을 만들겠다.”최순호(61) 수원FC 단장이 밝힌 새 청사진이다. 인재육성을 구단 핵심가치로 내걸고 어린 선수를 프로팀 주축 선수로까지 직접 키워가겠다는 것이다. 수원시를 연고로 둔 시민구단인 만큼 궁극적으로는 선수단 절반 이상을 ‘수원 출신’ 선수들로 꾸리겠다는 구상도 밝혔다.최순호 단장은 지난달 30일 수원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수원FC 창단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직접 수원FC 새 비전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선수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통해 외부에서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게 아니라 내부에서 선수를 키워가겠다. 그것도 수원시 출신 선수들을 키워서, 적어도 10년 안에는 선수단 50~70%는 수원 출신 선수로 꾸리겠다”고 밝혔다.지난 2003년 수원시청축구단으로 출범한 수원FC는 실업축구를 거쳐 2013년부터 K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연고가 같은 수원 삼성과 달리 수원FC는 수원시장이 구단주인 시민구단이다. 최 단장이 수원 출신 유망주들을 직접 육성해 이들이 프로팀까지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배경이다.이를 위해 수원FC는 육성지원체계를 구체적으로 가다듬을 예정이다. 현재 3개의 유스팀 카테고리를 10세 이하(U-10) 팀부터 18세 이하(U-18) 팀까지 5개로 확대해 육성 시스템을 세부화하는 게 첫걸음이다. 여기에 프로팀과 U-18팀 사이엔 K4리그에 참가하는 수원FC B팀(2군) 운영 계획도 세웠다. 수원 출신 선수가 연령별 유스팀과 B팀을 차례로 거쳐 성장한 뒤 프로무대를 누비는 게 최순호 단장과 수원FC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이다. 최순호 단장은 “육성지원체계를 잘 다듬어서 선수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유스팀을 세분화해서 내부에서 선수를 키워야 한다. B팀 운영은 어렵더라도 필요한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고 시작해 보겠다. 19~21세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서 수원FC가 미래에는 걱정 없이 선수를 키울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 그래서 수원 출신 선수들이 수원FC를 이끌어가는 팀이 되도록 기초를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러한 시스템은 비단 남자팀뿐만 아니라 여자팀인 수원FC 위민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게 최순호 단장의 설명이다. 수원FC는 지난해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수원도시공사를 통합해 국내 최초로 남·여 축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지소연 등 기념식에 참석한 수원FC 위민 선수들은 여자팀에 대한 최 단장의 약속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지난 1월 부임한 최순호 단장은 그동안 행정가로서 쌓아온 경험과 성과에 대한 자부심으로 수원FC 변화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단장으로 선임됐을 때 운명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축구 인생에서 많은 혁신적인 일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 하지 않았던 걸 많이 완성했고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담대한 변화가 이 시기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행정가로서 수원FC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김명석 기자 2023.06.0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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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천안시티, 고교·대학 유망주 7명 영입

프로무대에 도전하는 천안시티FC에 새로운 얼굴들이 가세했다. 천안시티FC와 함께 프로의 세계에 도전하는 7명의 신인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가 팀의 시즌 성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천안시티FC가 가장 먼저 선택한 유망주는 천안지역 축구 명문으로 꼽히는 천안제일고의 공격수 한재훈이다. 2022년 천안제일고가 금강대기 전국고교축구대회, 청룡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각각 우승해 시즌 3관왕을 달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중학생 신분이던 2019년, 15세 이하(U-15)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착실하게 실력을 쌓으며 성장해 왔다. 한재훈의 프로 입단은 연고지인 천안의 유망주가 프로에 진출하는 첫 사례로, 천안 출신의 축구스타를 탄생시키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재훈은 “신생팀이라 팀 전체적으로 의지가 느껴진다. 팀의 막내이지만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골키퍼 포지션의 김동건과 김효준도 한재훈과 마찬가지로 고교팀에서 프로팀으로 직행했다. 김효준은 전북 현대 유스팀을 거쳐 보인고에 진학했는데 지난해 전반기 소속리그에서 GK상을 받는 등 고교 무대에서 인정받았다. 김동건은 지난해 모교인 서울중앙고가 창단 후 처음으로 금석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에 오르는 데 일조했다. 대학에서는 2022년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축구 남자대학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울산대학교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울산 현대 유스팀 출신인 수비수 이재원을 비롯해 미드필더 최상헌과 공격수 허승우가 가세했다. 울산대의 주요 선수로 활동했던 만큼 천안시티FC의 여러 포지션에 긍정적인 전력 강화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한 명의 대학출신 선수는 한양대 공격수 이찬협이다. 지난해 한양대 공격진의 한 축을 맡았던 그는 한양대가 U2리그 5권역에서 우승하고 U1리그로 승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빠른 발과 돌파력, 득점력을 두루 갖춘 날개 공격수로 평가받는다.안병모 천안시티FC 단장은 “프로리그에 도전하는 구단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신인 선수들 또한 새로운 무대에서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선수들인 만큼 구단의 앞날을 희망차게 가꿔줄 것이라 믿으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3.01.0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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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천안축구단, U18 유스팀 창단… 조성용 감독 선임

천안시민프로축구단에 18세 이하(U-18) 유스팀이 생긴다. 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 명문 천안공업고등학교에 새로운 축구팀이 창단한다. 천안시민프로축구단과 천안공업고등학교는 7일 협약식을 갖고 U-18 유스팀 창단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천안시민프로축구단은 오랜 고민 끝에 새로운 팀을 창단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내오고 있는 기존의 팀들은 자체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천안시민프로축구단 산하 유소년팀이 신규 창단함으로써 전국의 많은 학생 선수들이 천안으로 모여드는 모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창단팀으로 출발하는 천안공고의 초대 사령탑은 조성용 감독이 맡는다. 조성용 감독은 지난 시즌 K3리그 후반기 천안시축구단의 감독대행을 맡아 뛰어난 선수단 관리 능력과 리더십을 선보였다. 구단 전력강화팀의 유소년 디렉터도 겸직하면서 프로팀의 미래 자원이 될 유소년팀 선수들을 내실 있게 성장시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천안시민프로축구단 구단주인 박상돈 천안시장은 “7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천안공업고등학교에 우리 시의 유소년 축구팀이 새로 생겨 반갑다. 천안이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천안축구센터 등 시설뿐 아니라 인적자원도 풍부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송인봉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우리 모두 힘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2.08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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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생존 게임 된 '지지대 더비'... 창단 첫 '강등 위기' 수원, 오현규 발끝 믿는다

창단 후 처음으로 '강등 위기'에 처한 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 삼성과 창단 첫 '승격 기회'를 얻은 K리그2(2부) FC안양이 맞붙는다. 수원은 26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안양과 2022시즌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치른다. 수원은 올 시즌 1부 10위(승점 44·11승 11무 16패)를 기록했다. 1996년 창단 후 1부리그를 떠난 적도 없고, 강등 위기를 맞은 것도 처음이다. 안양은 2부 3위(승점 69·19승 13무 9패)를 기록했다. 경남FC와 승격 PO에서 0-0으로 비긴 후 승격 도전에 나선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1부에서 경쟁하고 패한 팀은 2부로 가야 한다. 수원은 자존심을 걸었다. 시즌 초 박건하 감독이 팀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고, 대구FC에서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끈 경험이 있는 이병근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런데도 반전은 없었다. 이병근 감독은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고, 1부 잔류를 약속했다. 수원은 과거 안양 LG(현 FC서울)와 뜨거운 라이벌 관계였다. 두 팀이 맞붙으면 수원과 안양 사이에 위치한 지지대 고개 이름을 따 ‘지지대 더비’로 불렸다. LG의 연고 이전 이후, 안양 시민구단이 새로 창단하면서 더비가 부활했다. 2013년과 지난해 FA(대한축구협회)컵에서 두 팀은 맞대결을 펼쳤는데, 모두 수원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수원은 오현규(21)의 발끝을 믿는다. 오현규는 수원 유스팀 매탄고 출신이다. 그는 올 시즌 36경기에서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인 13골 3도움을 기록하며 기량이 만개했다. 또 한 명의 ‘리얼 블루’가 된 그는 올해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에도 발탁이 됐으며, 최근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A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오현규는 최근 득점 페이스가 절정이다. 그는 8월 이후 10골을 몰아쳤다. 파이널 라운드에 진입해서는 4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다. 안병준과 함께 시즌 막판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측면 공격수 전진우, 류승우와 호흡을 맞추는 역습이 매섭다. 이우형 안양 감독은 “오현규가 까다롭다. 그 선수를 어떻게 막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경계했다. 오현규는 안양의 ‘방패’를 뚫는 게 관건이다. 안양은 올 시즌 리그에서 41실점을 허용했다. 리그 선두 광주FC(32실점)에 이어 팀 최소 실점 부문 2위다. 경남과 승격 PO에서도 백동규와 이창용을 중심으로 한 단단한 스리백이 상대 팀의 공세를 막아내며 팀의 무실점을 이끌었다. 같은 날 2부 대전하나시티즌은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1부 김천 상무를 상대로 재창단(2020년) 이후 첫 승격에 도전한다. 김천에 승리하면 시민구단 시절이던 2015년 K리그 클래식(1부)에서 최하위를 기록해 2부로 강등된 이후 8년 만에 1부 무대에서 뛰게 된다. 대전은 공격수 윌리안(브라질), 국가대표 수비수 조유민을 중심으로 김천에 도전장을 던질 전망이다. 승강 PO는 26일 2부 구단의 홈에서 1차전을 치른 후 29일 장소를 옮겨 1부 구단 홈에서 2차전을 진행한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1, 2차전 합계 180분 경기에서 승리 수, 합산 득실차를 고려했을 때 승부가 갈리지 않으면 연장전을 치른다. 여기서도 승부가 안 나면 승부차기를 진행한다. 김영서 기자 2022.10.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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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행 선택하는 해외파, 리그 흥행에 긍정적 영향 끼칠까

프로축구 K리그에 흥행요소가 더해졌다. 해외파들이 속속 국내 프로구단에 입단하면서 팬들의 볼거리가 늘어날 전망이다. 울산 현대는 19일 수비수 김영권(31)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김영권은 2010년 전주대에서 FC도쿄로 떠난 뒤 오미야, 광저우 헝다, 감바 오사카 등 일본 J리그와 중국 수퍼 리그를 거쳤다. 해외에서만 12년을 뛴 김영권은 다음 시즌부터 K리그 소속으로 그라운드를 밟게 된다. 김영권은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2014·2018 월드컵, 2015·2019 아시안컵에도 출전하는 등 A매치 85경기에서 활약했다. 특히 현 울산 감독인 홍명보 감독 지도 아래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에는 대한축구협회(K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울산은 김영권이 구단의 3번째 우승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울산은 2021시즌 16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노렸지만, 전북 현대에 또다시 리그 우승을 내줬다. 3년 연속 준우승이다. 창단 후 준우승만 10번 했다. 만년 2위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반면 김영권은 ‘우승을 부르는 사나이’다. 2012년 중국 수퍼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현 광저우FC) 진출 후 2017시즌까지 리그 6연패,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2회 우승(2013·2015)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울산의 '우승 갈증'을 풀어 줄 적임자로 꼽힌다. 해외파들의 K리그행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권에 앞서 수원FC가 이달 초 이승우(23) 영입을 발표해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1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한 이승우는 자리매김하지 못한 채 이탈리아, 벨기에, 포르투갈 등을 전전하다 K리그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 도중에는 백승호(24·전북 현대), 지동원(30·FC서울)이 K리그로 돌아와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시간을 더 앞으로 돌려 2020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했던 ‘쌍용’ 이청용(33·울산 현대)과 기성용(32·서울)이 국내로 돌아왔다. K리그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름값이 굵직굵직한 선수들의 K리그행에 볼거리가 더욱 늘어났다. 직접적으로 관중 수 증가를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 2010년대 초 프로야구는 박찬호, 이승엽, 김태균 등 해외파들의 국내 복귀로 관중 유입 효과를 봤던 선례가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렇게 해외파들이 K리그로 한꺼번에 오는 경우는 없었다”라며 “K리그 흥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지는 더 살펴봐야 하겠지만, 긍정적인 요소임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영서 기자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1.12.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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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겔스만 “황희찬도 나도,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1부 리그에서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무명 축구선수가 20세에 부상으로 은퇴했다. 지도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29세에 독일 분데스리가 최연소 감독이 됐고, 이듬해 독일축구협회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4년 뒤, 유럽 프로축구 최고 무대인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에 올랐다.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인생 역전 스토리다. 그 주인공 율리안 나겔스만(33·독일) RB 라이프치히(독일) 감독을 단독 인터뷰했다. 이메일을 통해서다. 라이프치히는 2020~21시즌 분데스리가에서 3경기를 치른 가운데 선두다. 단도직입적으로 성공 비결을 묻자, 나겔스만은 “유럽은 상상을 넘어서는 강팀이 득실대는 곳이다. 패한 경기를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내 지도력을 자평한다면 C+다. 중요한 건 올 시즌 우리 팀 모토인 ‘지금 멈추지 말자’(#AintStoppingNow)처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1987년생 나겔스만은 5세 때 독일 뮌헨 지역 아마추어팀 FC 이상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축구를 좋아해 하루도 빠짐없이 그라운드에 섰다. 19세 때 당시 분데스리가 2부 1860뮌헨 2군 팀 선수가 됐다. 안타깝지만, 넘치는 열정에 비해 재능이 부족했다. 공식경기에서는 한 번도 뛰지 못했다. 이듬해 아우크스부르크 2군으로 팀을 옮겼다. 이번엔 무릎을 다쳤다. 프로 데뷔조차 못 하고 20세에 은퇴했다. 나겔스만은 일찌감치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은퇴 후 스카우트, 전력분석관, 코치 등을 경험했다. 베를린 스포츠아카데미(대학)에서 스포츠과학을 전공했다. 지도자가 된 뒤에는 고속 승진이었다. 아우크스부르크와 1860뮌헨을 거쳐 2010년 호펜하임 코치가 됐다. 2014년 호펜하임 유스팀(U-19 팀)을 독일 유스대회 정상에 올렸다. 2015~16시즌 도중 호펜하임 감독이 됐다. 분데스리가 첫 20대 감독이었다. 30대 선수가 수두룩한 가운데 파격이었다. 실력을 인정받아 가능했다. 나겔스만 부임 당시 호펜하임은 분데스리가 18개 팀 중 17위, 강등권이었다. 독일 언론은 “호펜하임이 어린애를 이용해 쇼한다”고 조롱했다. 상대 팀 단장이 면전에 씹던 껌을 던지며 노골적으로 무시한 일도 있었다.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전술 연구에 몰두했다. 호펜하임은 결국 15위로 1부에 잔류했다. 그 덕분에 2017년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이때부터 독일 언론은 그를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에 빗대 ‘베이비 모리뉴’, ‘천재 감독’ 등으로 불렀다. 무명 선수였던 모리뉴도 23세에 은퇴해 세계적인 감독이 됐다. 호펜하임은 2016~17시즌 4위, 17~18시즌 3위에 올랐다. 스포츠과학 전공자답게 훈련 장면을 드론으로 촬영하고 분석해 전술을 세웠다. 선수들과는 스스럼없이 지내며 팀워크를 다졌다. 나겔스만은 인터뷰에서 “기본적인 노력은 당연히 해야 한다. 세밀한 부분은 더 노력해야 한다. 전술은 물론, 효율적인 훈련도 고민했다. 패배감에 찌든 선수들을 변화시켰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나겔스만은 라이프치히 지휘봉을 잡았다. 지도력은 더욱 빛났다. 스리백과 포백을 유연하게 구사했고 유기적인 공격 전술을 펼쳐 팀을 3위로 이끌었다. 경쟁팀 감독은 그를 ‘전술의 여우’로 부른다. 8월 끝난 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을 창단(2009년) 후 처음 4강에 올려놓았다. 16강전에서는 모리뉴 감독의 토트넘을 꺾었다. 그 덕분에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최연소 승리 감독(만 32세231일)이 됐다. 소감을 물었다. 대답은 예상을 빗나갔다. 나겔스만은 “토트넘을 한두 번 이겼다고 하루아침에 모리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건 아니다. 우승 횟수만 따져도 모리뉴는 범접 불가다. 수년간 쌓은 성과는 쉽게 따라잡을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내 목표는 모리뉴를 이기는 것도, 명성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우리 팀의 성공과 발전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나겔스만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잘츠부르크 공격수 황희찬(24)을 영입했다. 첼시로 이적한 티모 베르너(24·독일)의 대체자다. 베르너는 지난 시즌 34골을 터뜨렸다. 그는 황희찬에 대해 “빠르게 적응해 기대가 크다. 유수프 폴센과 호흡이 맞게 되면 더 좋은 활약을 할 거다. 최전방과 측면 모두 뛸 수 있는 공격수라서 다양한 축구를 하는 우리 팀에서 전술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나겔스만에게 손흥민과 비교를 부탁했다. 그는 “황희찬이 몇 년 뒤에는 손흥민 못지않은 유럽 정상급 공격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대축구에서 템포 조절은 공격수가 가져야 할 필수 요건이다. 손흥민과 베르너가 이에 능하다. 황희찬의 강점도 이 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황희찬의 마무리 능력은 의심의 여지 없다. 그는 계속 성장하고 있고, 나도 그렇다. 그와 함께 매 경기 이겨서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0.10.15 08:29
축구

5년 동안 못 이긴 서울전 앞두고 돌아온 레전드

"잃었던 수원의 정신을 일깨우자." 박건하(49) 수원 삼성 감독의 취임일성은 짧고도 강력했다. 하나뿐인 친정팀으로 돌아온 박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K리그 통산 91번째 '슈퍼매치'에 나선다. 올 시즌 강등 위기에 처한 '전통의 명가' 수원이 8일 박 감독을 제6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022년 12월 말까지다. 수원은 지난 7월 이임생(49) 전 감독이 사퇴한 뒤 주승진(45)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러왔으나, 주 대행이 P급 지도자 강습회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감독 후보 1순위였던 박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 주 대행의 P급 강습회 수강 여부를 기다리느라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도 있으나, 새로 부임한 박 감독은 수원의 '위기 탈출'에 적임자로 손꼽힌다. 박 감독이 말한 '수원의 정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수원 레전드'가 바로 박 감독 본인이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1996년 수원의 창단 멤버로 입단해 2006년까지 '원클럽맨'으로 뛰었고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도 2007년 수원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 2009년 수원 18세 이하(U-18) 유스팀 매탄고 감독을 지내고 2010년에는 수원 2군 코치를 역임한 바 있다. 이후 올림픽 축구 대표팀과 A대표팀 코치를 지냈고 2016년 6월에는 K리그2(2부리그) 서울 이랜드 감독에 부임해 이듬해 1월까지 지휘봉을 잡았다. 그 뒤로도 중국 슈퍼리그의 다롄 이팡과 상하이 선화에서 코치로 활동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아 왔다. 하지만 K리그1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정팀 수원에서 K리그1 사령탑으로 데뷔하게 된 박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게 돼 책임이 막중하다. 팀이 위기를 벗어나는 데 온 힘을 쏟겠다"는 말로 올 시즌 수원을 위기에서 구해내는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수원은 4승5무10패(승점17)로 11위에 처져있는데, 강등권인 12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14)에 불과 승점 3점 차로 쫓기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당장 남은 8경기에서 조금이라도 주춤한다면 창단 이후 첫 강등이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쓸 수도 있다. '레전드' 박 감독 입장에선 이보다 더 큰 부담이 없다. 한 팀의 전설로 팬들에게 사랑받은 선수가 지도자로서 친정팀에 돌아오는 건 양날의 검이나 마찬가지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때 부임해도 부담이 큰데, 지금 수원처럼 최악의 위기 속에서 팀을 맡는 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더구나 박 감독의 수원 데뷔전 첫 상대는 '슈퍼매치 라이벌' FC 서울. 수원 레전드인 박 감독이 '슈퍼매치'가 갖는 중요성을 모를 리 없다. 공교롭게도 서울 역시 올 시즌 9위(승점21)로 부진한 상황이지만 상황은 수원 쪽이 더 안좋다. 심지어 수원은 2015년 4월 18일 5-1 승리 이후 5년 동안 슈퍼매치에서 17경기(8무9패) 무승을 기록 중이다. 승리한다면 단번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지만, 대신 패배할 경우 잃게 될 것도 많다. 어깨에 짊어진 짐이 한없이 무거울 법도 한데, 박 감독은 담담한 모습이었다. 9일 선수단과 상견례 후 곧바로 첫 훈련을 가진 박 감독은 "지금이 힘든 상황이란 건 모두가 알고 있다. 선수들이 해줘야 할 때고, 하나가 되어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원의 정신을 살려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팀이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돌아온 '레전드' 박건하가 '박 감독'으로 다시 치르게 된 슈퍼매치, 그 결과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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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가 이천수 “유상철 형 영입 최고 선택”

“(유)상철이 형한테 감독직 제안하던 순간이 안 잊혀요. 친한 사람 선임했다고 할까 봐 관둘까, 우리 팀 살릴 적임자라고 밀어붙일까 엄청 고민했거든요. 믿고 모셔온 게 올해 한 최고 선택이 됐네요.” 2019년을 돌아보는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이천수(38) 전력강화실장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시즌 중후반까지 강등권이던 인천은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1부 리그에 잔류했다. 축구 행정가로 변신한 그는 팀 상황에 맞는 감독과 선수 영입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최근 인천 도원동 구단 사무실에서 만난 이 실장은 “남들은 몇 년에 걸쳐 경험한 걸 한 시즌에 다 겪느라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라고 말했다. 인천의 반전 드라마 뒤에는 이 실장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올 1월 팀에 합류한 그에게 사무실 생활은 난생처음이었다. 그는 “어느 팀이든 프런트와 선수단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선수였던 사람이 갑자기 프런트라고 끼어 있으니 직원들로선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황스러웠다. 그동안 사인은 유니폼이나 A4용지에 했는데, 사인할 서류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웃었다. 남들보다 2시간 일찍 출근했다. 그러다가 출퇴근 시간을 아끼려고 서울 자양동에서 인천 영종도로 이사했다. 그는 “축구 기본기 다지듯, 신입사원의 자세로 업무에 임하자 직원들도 마음을 열었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일에 적응한 이 실장은 행정가로서 본격적인 역량을 발휘했다. 대표적인 게 공격적인 선수 영입이다. 그는 전북에서 주전급 선수를 여럿 영입해 호평을 받았다. 인천이 약체라 거절할 것 같은 선수들도 “어린 시절 우상 이천수 선배가 불러주니 인정받은 기분”이라며 이적에 응했다. 그는 “전북에서 선수를 데려온 건 상징적인 일”이라며 “매번 강팀에 선수를 내주기만 하는 인천이 아니라는 걸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망주 육성도 주요 성과다. 이 실장은 부평고 1년 후배 김정우(37)를 설득해 유스팀(대건고) 감독으로 영입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는 보기 드문 경우다. 예산도 5억원 이상 늘렸다. 만년 2위 대건고는 올해 창단 후 처음 2관왕에 올랐다. 이 실장 책상 위엔 깨알 같은 글씨가 빼곡히 적힌 수첩 5권이 있다. 그는 “상대 분석, 스카우트, 연봉, 스폰서, 선수 집 주소 등 온갖 내용이 적혀있다. 민감한 사안도 많아 일부러 흘려 쓰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태어나 뭔가 이렇게 많이 쓴 건 처음이다. 사무실에 불이 나면 수첩만 들고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향적인 이 실장은 예전과 달리 인터뷰 내내 크게 웃지 않았다. 췌장암을 투병 중인 유상철(48) 감독을 생각해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두 사람은 4강 신화를 함께 썼다. 지난 5월 부임한 유 감독은 이 실장과 서로 의지하며 팀을 이끌었다. 투병 소식을 처음 접한 건 팀이 한창 뒷심을 내던 10월쯤이다. 이 실장은 “(유)상철이 형이 전화로 대뜸 ‘췌장암이다. 이 실장에게 먼저 얘기해야 할 것 같았다’고 했다. 꿈꾸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온종일 멍하게 앉아있었다”고 말했다. 마음을 추스른 이 실장은 유 감독에게 “몸만 허락하면 (팀과)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부탁했다. 다행히 유 감독 생각도 같았다. 유 감독은 병마와 싸우며 인천의 1부 잔류를 이끌었다. 이 실장은 “마지막 경기 후 상철이 형을 찾아가 ‘수고하셨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 감독이 ‘힘들 때 옆에 있어 준 이 실장 고맙다’고 답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유 감독 승부는 지금부터다. 반드시 그라운드에 다시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의 2020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그는 내년 1월 태국 전지훈련 일정을 준비하는 등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선수 영입 작업도 한창이다. 주말, 휴가도 없다. 몸은 피곤해도 마음이 즐겁다. 그는 “나는 ‘어린’ 행정가가 아니라 ‘젊은’ 행정가다. 지켜봐 주면 멋있는 시민구단을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천=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9.12.26 08:23
축구

무명 감독 정정용의 반란 “끝까지 함 가보입시더”

#장면1.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에콰도르에 1-0으로 승리하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직후. 한국 벤치 뒤쪽으로 몰려든 팬들은 선수들과 한목소리로 “정정용, 정정용”을 연호했다. 이를 들은 정정용(50) U-20 대표팀 감독이 익살스러운 동작을 취하며 선수들 쪽으로 달려갔다. 선수들과 정 감독은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정 감독은 물에 젖어 헝클어진 머리 그대로 그라운드 인터뷰에 응했다. #장면2. 준결승전 직후 공식 기자회견 때 “에이스 이강인(18·발렌시아)을 후반 28분에 일찍 교체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정정용 감독은 단호한 목소리로 “그 순간은 추가골 찬스를 노리기보다 지키는 축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수비 지역에서) 좀 더 열심히 뛰어줄 선수가 필요했다. 전술적으로 (선수 교체를)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실업축구 무대에서 뛰던 ‘무명 선수’ 출신 지도자 정정용 감독이 한국 축구 역사를 다시 썼다. 12일 폴란드 루블린에서 열린 U-20 월드컵 4강전 에콰도르전에서 1-0 승리를 이끌며 한국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한국 남자축구가 FIFA 주관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국제무대에서 한국 대표팀의 슬로건을 ‘AGAIN 2019’로 바꿔놓는 쾌거였다. 관련기사 발에 붙은 공, GPS 단 패스…'18세 메시' 닮은 이강인 '치타' 최준 넣고 '거미손' 이광연 막았다 무패 행진 우크라이나, 다닐로 시칸 경계하라 현역 시절 주목받지 못했던 정 감독이 지도자로서 성공스토리를 쓸 수 있었던 비결은 ‘냉정과 열정의 조화’다. 훈련·전술·선수 구성·체력 관리 등 승리 가능성을 1%라도 높일 수 있는 분야에선 누구보다 집요하고 진지했다. 반면 동료와 선수에겐 인간미 넘치는 선배였고 형님이었고 스승이었다. 정정용 감독은 1992년 실업축구 이랜드 푸마에 창단멤버로 참여했다. 수비수로 6시즌을 뛴 뒤, 1997년 부상으로 28살에 선수 생활을 접었다. 이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대학원에서 스포츠 생리학을 공부했다. 부상 후 체계적인 재활을 하지 못해 일찍 선수를 그만둔 자신의 전철을 후배들이 밟지 않도 록 가르쳐주기 위해서였다. 이어 ‘유망주 육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매진했다. 이처럼 특화된 목표는 축구계에서 일찌감치 ‘유소년 육성 전문가’로 자리매김하는 배경이 됐다. 2006년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출발해 줄곧 연령별 청소년 대표팀을 가르쳤다. 2014년 고향 팀인 프로축구 대구FC 수석코치 시절에도 산하 유스팀인 현풍고 감독을 겸임했다. 이번 대회에서 활약한 조영욱(20·서울), 오세훈(20·아산), 엄원상(20·광주) 이 유소년 시절부터 정 감독이 성장 과정을 지켜봤던 선수들이다. 선수들에 대한 오랜 관찰은 정정용 호가 이번 대회 경기마다 서로 다른 포메이션과 선수 구성으로 ‘팔색조 전술’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정밀하게 파악해, 상대와 상황에 맞춰 최적화 한 전술을 가동했다. 경기에 관해선 데이터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판단하는 정정용 감독이 선수들과 관계에 있어선 사랑과 존경을 한몸에 받는다. 진심에서 비롯한 소통이 그 열쇠다. 주전이냐, 비주전이냐에 따른 편애 없이 모두를 동등하게 대한다. ‘미리 정한 규율을 지킨다’는 약속을 토대로 선수들을 철저히 믿는다. 정 감독은 이번 대회 기간 선수단에 ‘스마트폰 사용 금지’나 ‘소셜 미디어 금지’ 등의 제약을 두지 않았다. 다만 ‘함께 식사할 때는 스마트폰 쓰지 않기’라는 규칙 하나만 정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이 언급된 기사를 검색하거나 소셜미디어를 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이들로부터 스마트폰을 뺏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그저 ‘과도한 사용을 자제하라’라거나 ‘시간이 나면 책을 좀 더 읽어보라’고 권하는 정도다. 선수 자신에게 결정을 맡겼다”고 말했다. 정정용 감독은 기자회견을 끝낸 뒤, 현장에서 취재하던 기자들에게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함 가보입시더. 이젠 우짜든우승해야지예”라며 씽긋 웃어 보였다. 선수들에게 늘 ‘원팀(one team)’을 강조하던 정 감독에게 미디어도 ‘원팀’의 협력 파트너였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6.1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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